멜버른에서 태어난 크러핀, 줄 서서 먹어볼 만한 이유

멜버른에 살다 보면 빵집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선 광경을 꽤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엔 '빵 하나 사려고 왜 저렇게 기다리지?' 싶었는데, 크러핀(Cruffin)을 한 번 먹고 나서야 이해가 됐어요.
크러핀이 뭔가요?
크루아상(croissant)과 머핀(muffin)을 합친 이름입니다. 버터를 켜켜이 접어 만든 크루아상 반죽을 원통형 머핀 틀에 세워 넣고 굽는 방식이에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결이 살아 있고, 커스터드 크림이나 레몬 커드, 잼 같은 필링을 안에 채워서 완성합니다. 반으로 잘랐을 때 드러나는 나선형 단면이 정말 예쁜데, 인스타 올리려고 사는 분들도 적지 않더라고요.
원조는 멜버른입니다
크러핀은 2013년 7월 멜버른의 뤼네 크루아상뜨리(Lune Croissanterie)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창업자 케이트 리드는 항공우주공학자 출신으로, 포뮬러원 팀에서 공기역학을 연구하다 제빵사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이에요. 반죽 온도와 접기 횟수까지 정밀하게 계산하는 방식이 입소문을 탔고, 2016년에는 뉴욕타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왜 미국 빵집이 더 유명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크러핀을 세계적으로 알린 건 호주가 아니라 미국입니다. 2014년 말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미스터 홈즈 베이크하우스가 크러핀을 대중화했고, 심지어 미국 내에서 '크러핀'이라는 단어를 상표로 등록까지 했어요. 원조는 멜버른인데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킨 건 태평양 건너 다른 빵집이었던 셈입니다.
멜버른에 계시다면 크러핀의 진짜 고향에서 한 번 맛보세요. 줄이 좀 길더라도 후회는 안 할 겁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