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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배리어리프 해삼, 알고 보면 30년 넘게 사는 생물이었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 해삼, 알고 보면 30년 넘게 사는 생물이었다

해삼이라고 하면 바다 바닥에 그냥 굴러다니는 생물 정도로 생각하기 쉽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호주 연구 뉴스를 읽다가 꽤 놀라운 결과를 접했어요. 오래 살 것 같지 않은 그 해삼이, 사실은 수십 년을 사는 생물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11년 만에 같은 개체를 다시 찾아냈다고요?

호주 서던크로스대학 연구진이 2012년에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리저드섬에서 해삼 138마리를 사진으로 기록해 뒀습니다. 해삼은 몸이 물렁물렁해서 꼬리표를 달아도 스스로 밀어내 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연구진이 택한 방법이 꽤 흥미로웠는데, 점무늬 패턴을 지문처럼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 같은 장소로 돌아가 102마리를 다시 촬영한 뒤, 사람 눈으로 사진을 일일이 대조해서 네 마리를 동일 개체로 확인해 냈습니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바다 속에서 같은 해삼을 찾아낸다는 게, 읽으면서 생각보다 훨씬 꼼꼼하고 오랜 작업이었겠다 싶었어요. 조용한 연구인데 묘하게 인상에 남았습니다.

느리게 자라고, 거의 안 움직인다

다시 찾은 네 마리의 기록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 11년 동안 몸 크기가 겨우 2.5~14.5% 밖에 커지지 않았습니다. 30cm짜리 해삼이 1년에 몇 mm 자라는 수준이에요.
  • 11년간 이동 거리는 평균 61.7m, 한 마리는 겨우 7m 이내에 머물렀습니다.
  • 크기를 성장 곡선에 대입하면 이 개체들은 적어도 33년 이상 산 것으로 추정됩니다.

솔직히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좀 얼떨떨했어요. 이동도 거의 안 하고, 자라는 속도도 이렇게 느린 생물이 3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게 쉽게 상상이 안 되더라고요. 우리 눈에는 그냥 바닥에 있는 무언가처럼 보이지만, 실은 꽤 오랜 시간을 쌓아온 생물인 셈이죠.

💡 성게 중에는 100년 넘게 산다고 추정되는 사례도 있어, 해삼류의 수명이 생각보다 훨씬 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맥락을 더 넓혀 줍니다.

왜 보존 이야기와 연결될까요?

수명이 길다는 사실이 단순한 흥밋거리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멸종위기 등급을 매길 때는 '세 세대' 동안의 개체수 변화를 기준으로 삼는데, 기존 모델은 해삼의 성숙 나이를 3살로 가정해서 세 세대를 약 10년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 수치를 적용하면 세대 길이가 21년으로 늘어나고, 세 세대가 63년이 됩니다. 같은 감소량을 보더라도 재는 기간이 여섯 배 넘게 달라지는 셈이에요. 이게 실제 보호 정책이나 어업 규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연구진도 이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숫자 하나가 정책의 기준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읽으면서 꽤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 다만 다시 찾은 개체가 네 마리뿐이라 표본이 매우 적고, 나이도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닌 추정치입니다. 연구진도 이 한계를 논문에서 명시했으니, 아직 확정된 결론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한 출발점으로 보는 게 맞겠습니다.

해삼은 지금도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잡혀 건해삼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 30년 자란 것이 빠져나간 자리를 다시 채우려면 비슷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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