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에서 헌 옷 버리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

지퍼 하나 고치러 수선집에 가는 게 오히려 손해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퍼스는 인건비가 높다 보니 수선비가 만만치 않아서, 차라리 Kmart나 Target에서 새 걸 사는 게 낫겠다 싶은 마음,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니, 그 선택이 쌓이고 쌓여서 꽤 큰 문제로 이어지더라고요.
서호주에서 3개월 만에 옷 11톤이 버려진다는 거 아세요?
호주 전역에서 매년 약 20만 톤의 의류가 매립지로 향한다고 합니다. 숫자가 너무 커서 실감이 잘 안 되죠. 서호주에서는 자선단체 Good Sammy와 Kwinana·Vincent 카운슬이 함께 'WA 의류 회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단 3개월 만에 11톤의 헌 옷이 수거됐습니다. 상태가 괜찮은 옷은 다시 판매하고, 나머지는 건축용 흡음재 같은 산업 소재로 재활용했어요.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아니라, 조금만 신경 쓰면 그 옷이 다른 누군가에게 가거나 소재로 다시 쓰일 수 있다는 거잖아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수선이 왜 다시 주목받고 있을까요?
옷을 잘게 부숴서 재활용하는 것보다, 원래 형태를 유지하면서 수명을 늘리는 게 진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에 가깝다는 시각이 있어요. 단을 다시 꿰매거나 품을 줄이는 일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거죠.
퍼스의 수선 장인들이 단순히 옷을 고치는 게 아니라, 환경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지퍼 하나 고치는 일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선택이 모이면 꽤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워홀이나 유학으로 퍼스에 온 지 얼마 안 됐다면, 옷을 살 때마다 짐도 늘고 나중에 귀국할 때 처리도 애매하잖아요. 그럴 때일수록 가진 옷을 오래 입는 게 실용적으로도 맞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장롱 깊숙이 넣어 둔 코트나 해진 셔츠가 있다면, 일단 가까운 수선집에 한번 맡겨 보는 겁니다. 수선비가 얼마나 나오는지 견적만 물어봐도 됩니다. 생각보다 저렴하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비용이 나오더라도 새 옷 한 벌 값이랑 비교해 보면 고민이 달라질 수 있어요.
안 입는 옷은 Good Sammy 수거함에 넣고, 고쳐 입을 수 있는 건 수선집으로. 이 두 가지만 습관으로 만들어도 꽤 의미 있는 변화가 됩니다. 새 옷 한 벌 덜 사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