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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외곽에 살다 보니 결국 김치를 직접 담그게 됐습니다

호주 외곽에 살다 보니 결국 김치를 직접 담그게 됐습니다

호주에서 집값 때문에 외곽으로 밀려나다 보면, 어느 순간 한인마트가 없는 동네에 살게 됩니다. 그런데 김치는 있어야 해요. 김치찌개 끓일 때도, 라면 먹을 때도, 고기 구울 때도. 없으면 밥상이 허전한 게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처음엔 자신 있었습니다

"유튜브도 있고 레시피도 많은데, 김치가 뭐 얼마나 어렵겠어?"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어요.

  • 첫 번째: 너무 싱거웠습니다
  • 두 번째: 뭔가 깊은 맛이 없었습니다
  • 세 번째: 익어야만 겨우 먹을 수 있었습니다
  • 네 번째: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는데 파 냄새만 엄청 났습니다

그 시절 냉장고에는 "절망의 김치"들이 가득했어요. 김치찌개에 넣으면 먹을 만하고, 볶음밥에 넣으면 괜찮고, 어떻게든 처리하려고 별짓을 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때는 진지했어요 😅

그래도 계속 담그게 되는 이유

실패해도 또 배추를 사게 됩니다. 김치가 없으면 불안한 게 한국 사람이라 그런 것 같아요. 사 먹자니 외곽에서는 한인마트가 멀고, 마트 김치는 비싸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또 양념을 만들게 되더라고요.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김치찌개를 편하게 끓일 정도의 김치는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처럼 싱겁지도 않고, 억지로 익혀야 하는 김치도 아니에요. 가족들이 불평 없이 먹는 것만으로도 꽤 큰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처음 김치를 담글 때는 레시피보다 소금 간 맞추는 연습을 먼저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배추 절이는 시간과 소금 농도가 맛의 절반은 결정하더라고요.
⚠️ 호주에서는 고춧가루 브랜드마다 맵기 차이가 꽤 크니, 처음엔 조금씩 나눠서 맛을 보면서 넣는 게 좋습니다.

아직 나만의 레시피를 찾는 중입니다

누군가의 레시피를 따라 하는 건 이제 가능합니다. 그런데 맛있는 집 김치에는 각자만의 비법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집 김치 맛" — 그걸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필요해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담그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졌어요. 실패도 해보고, 조금씩 나만의 맛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언젠가 누가 먹어봤을 때 "이 집 김치 맛있네" 소리를 듣는 날이 올 거라 믿으면서, 오늘도 배추를 삽니다. 외곽 생활,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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