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 1년, 진짜 좋았던 것과 진짜 힘들었던 것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가장 답답한 게 뭐냐면, 현실적인 후기를 찾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인스타에 올라오는 해변 사진만 보면 천국 같고, 반대로 "절대 가지 마세요" 류의 글을 보면 겁부터 나고요. 오늘은 실제로 2024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약 1년간 호주 워홀을 다녀오신 분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을 솔직하게 나눠 주셨어요.
영어, 진짜 늘긴 하나요?
이 글을 보내 주신 분은 영어 실력 향상을 워홀의 주요 목표로 잡았다고 해요. 그래서 일부러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사는 쉐어하우스에 살았고, 웨이트리스 일을 하면서 매일 손님과 영어로 대화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자기 의견을 영어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게 수월해졌고, 현지에서 쓰이는 슬랭도 자연스럽게 익혔다고 해요.
다만 "호주에 간다고 자동으로 영어가 느는 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한인 커뮤니티에서만 생활하면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을 수도 있거든요. 환경을 스스로 세팅하는 게 핵심이라는 거죠. 참고로 본인도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영어 실력이 빠르게 퇴화했다고 하니, 귀국 후 유지 노력도 생각해 두면 좋겠습니다.
전 세계 친구가 생기는 경험
이 분이 호주에서 만난 친구들의 국적 목록이 꽤 긴데요.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 캐나다, 대만, 중국,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독일, 스웨덴 등 정말 다양합니다. 호주에 대해서만 알게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넓은 세계를 만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재밌는 건 귀국한 지 한 달 만에 벌써 세 명의 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여행하러 왔다는 거예요. 부산에서 가이드를 해 줬다고 하는데, 반대로 본인이 여행갈 때도 현지 가이드 역할을 해 줄 친구가 세계 곳곳에 있다는 게 워홀의 큰 수확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끼리 묘한 동질감이 있어서 더 빨리 친해졌다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워홀을 가시는 분이라면 "나만 영어 못하면 어쩌지" 걱정보다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호주라서 가능했던 자연과 여유
뭐 하고 놀았냐고 물으면 답은 늘 해변과 공원이었다고 해요. 출근 전 바다에서 수영하고, 쉬는 날에는 공원에서 피크닉을 하거나 차를 타고 조금 먼 곳까지 나가 보고요. 한국에서 직장 다닐 때는 상상도 못 했던 루틴인데, 호주에서는 그게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호주 워홀"이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본인도 강조하셨어요. 가끔 그 여유로움이 그립다고요.
그리고 독립심이 크게 길러졌다고 합니다. 아무 연고 없이 도착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결해야 하는 환경이 생활 습관 자체를 바꿔 놨다고 해요.
그렇다면 힘들었던 건 뭘까요?
첫 번째는 문화적 차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행동이 상대방에게 실례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본인에게는 낯설기도 했다고 해요. 식당에서, 산책할 때, 친구들과 놀 때 등 배워야 할 것이 끝이 없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타국에서 아플 때의 서러움을 꼽으셨어요. 평소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인데도 호주에서는 자주, 그것도 심하게 아팠다고 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쉐어하우스 친구들이 돌봐줘서 다행이었지만 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아픈 건 정말 서러웠다고요. 혹시 워홀을 준비 중이시라면 상비약을 넉넉히 챙기시고, 해외여행자보험이나 OSHC 같은 보험도 미리 꼼꼼히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세 번째는 잦은 이별이에요. 이 분이 "다시 워홀을 가겠냐"는 질문에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합니다. 워홀러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에 정이 붙을 때쯤 떠나는 경우가 많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친구와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고 해요. 헤어질 때마다 많이 울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은 워홀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표현하셨어요. 로맨스만도, 단순 노동만도 아닌 경험이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시간이었고, 지금도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워홀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워홀을 고민 중이신 분들께, 완벽한 준비보다 일단 부딪혀 보는 용기가 더 쓸모 있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