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 데이, 처음이라면 이것만 알고 가세요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시드니든 멜버른이든 시내는 진짜 조용합니다. 가게도 다 닫고, 사람도 없고, 유령 도시 같다는 표현이 딱 맞아요. 그런데 다음 날 26일 아침이 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쇼핑몰 앞에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생기고, 그야말로 쇼핑 전쟁이 시작되죠. 이게 바로 박싱 데이(Boxing Day)입니다.
권투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
처음 들으면 Boxing이라는 단어 때문에 헷갈리기 쉬운데, 스포츠 권투와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유래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크리스마스 당일 주인집 파티에서 쉬지 못하고 일한 하인들에게, 다음 날인 26일에 휴가와 함께 남은 음식·보너스·선물을 상자(Box)에 담아 줬던 풍습에서 비롯됐습니다. 그 '상자 선물' 전통이 오늘날 대규모 할인 행사로 이어진 거고요.
얼마나 싸지나요?
기본 50%, 많게는 70~80% 할인까지 들어갑니다. 백화점, 명품 매장, 전자제품 매장 가릴 것 없이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호주와 영국에서는 1년 중 가장 큰 쇼핑 시즌이 바로 이 날입니다.
첫 박싱 데이에 시내에 나갔다가 쇼핑몰 앞 인파에 깜짝 놀랐어요. 좋은 브랜드 제품을 노린다면 아침 6~7시부터 줄을 서는 경우도 흔하더라고요.
물건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26일에 시내를 한번 걸어보세요. 그 분위기 자체가 호주 생활의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