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인 vs 트러스트, 한국 본사라면 뭘 선택해야 할까요?

호주 진출을 준비하다 보면 현지 자문사가 꼭 한 번은 묻습니다. "회사로 할지, 트러스트로 할지요." 저도 처음엔 트러스트가 절세에 유리하다는 말을 듣고 솔깃했는데, 막상 따져보니 그 장점은 호주에 사는 가족이나 개인에게 소득을 나눠 세율을 낮추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소유자가 한국 본사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회사(Pty Ltd)와 트러스트, 세금 구조가 어떻게 다른가요?
회사는 별도 법인으로 스스로 법인세를 내고, 이익은 배당으로 주주에게 넘어갑니다. 이미 낸 법인세는 프랭킹 크레딧으로 주주가 인정받을 수 있어서, 완전 프랭킹 배당을 한국으로 보낼 때는 호주 배당 원천세가 없습니다. 본사 입장에서는 꽤 깔끔한 구조예요.
트러스트는 법인이 아닌 '관계'지만 세무상 납세 단위로 취급됩니다. 순소득은 수익자가 자기 몫만큼 과세되고, 아무에게도 배분되지 않은 몫은 수탁자에게 개인 최고 한계세율로 과세됩니다. 배분할 대상이 마땅치 않으면 높은 세율이 그대로 남는 거죠.
한국 본사가 소유자라면 뭐가 추가로 드나요?
ATO·ASIC·business.gov.au 자료를 보면, Pty Ltd를 운영할 때 매년 챙겨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호주에 거주하는 이사 최소 1명 필수 (한국 임원만으로는 불가)
- 이사는 선임 전 director ID 신청 필요
- 매년 연차 검토 수수료 납부 및 지급능력 결의
- 회사 정보 변경 시 28일 이내 ASIC 신고, 지연 시 벌금
트러스트를 쓰면 수탁자 회사를 별도로 세워야 하고, 비거주 수익자인 한국 본사의 몫은 수탁자가 대신 세금을 냅니다. 결국 트러스트 + 수탁자 회사, 두 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 어떤 구조가 맞을까요?
한국 본사가 단독 소유자이고 이익을 배당으로 가져올 계획이라면 Pty Ltd가 기본 선택입니다. 트러스트는 현지 공동 투자자가 있거나 부동산·투자자산을 별도로 보유하는 등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 검토하는 게 안전해요. 특히 트러스트는 한번 만들면 바꾸기 어렵고, 나중에 회사 구조로 전환하면 자산 이전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처음 선택이 정말 중요합니다.
현지 자문사 의견만 듣지 말고, 한국 본사 관점에서도 세무·법률 전문가와 별도로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구조 하나가 수년치 세금과 행정 비용을 바꿔놓을 수 있거든요.
